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의 일이다. 경상남도 의령과 강원도 통천에서 두 아이가 태어났다. 의령에서 태어난 아이는 재벌에 버금가는 부자를 아버지로 두었다. 덕분에 당시 최고 엘리트 코스였던 일본 유학까지 갔다. 그는 사회생활에서도 사장으로 시작했다. 아버지로부터 건물 몇 채 값에 달하는 거액을 사업자금으로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통천에서 태어난 아이는 가난한 소작농을 아버지로 두었다. 덕분에 소학교까지밖에 다닐 수 없었다. 그는 종일 허리가 부러져라 일하고도 아침은 보리밥에, 점심은 거르고 저녁은 콩죽으로 때우는 빈농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했다. 하지만 돈도 없고 학력도 없는 그에게 좋은 일자리가 생길 리 만무했다. 결국, 막노동꾼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두 아이는 집안 환경만큼이나 성격도 극과 극을 달렸다. 의령에서 자란 아이는 전형적인 귀공자 스타일이었다. 그는 하루를 원두커피로 시작할 정도로 낭만적이었고, 명품 정장을 즐겨 입었고,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는 조용하고 섬세하고 차분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반면 통천에서 자란 아이는 전형적인 카우보이 스타일이었다. 그는 거친 현장에서 하루를 시작했고, 싸구려 점퍼를 즐겨 입었고, 화가 나면 욕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상대방의 뺨을 때리고 발길질을 할 정도로 다혈질이었다. 그는 거칠고 투박하고 불같은 성품의 소유자였다.
마치 물과 불처럼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1.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았다.
2. 평생 인문고전을 애독했다.
3. 세계적인 기업의 창업자가 되었다.
의령에서 태어난 아이는 일곱 살 때 할아버지가 세운 서당인 문산정에 들어가 5년 동안 동양고전을 공부했다. 당시 그는 논어, 중용, 대학, 맹자, 시경, 서경, 주역, 자치통감 같은 고존울 줄줄 암송할 정도로 치열하게 읽었다고 전한다. 그는 평생 인문고전을 애독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자서전에 "가장 감명을 받은 책을 들라면 서슴지 않고 '논어' 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내 생각이 나 생활이 '논어' 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도 오히려 만족한다" 라고 썼을 정도로 '논어' 를 삶의 지침으로 삼았다.
통천에서 태어난 아이도 소학교 입학하기 전에 할아버지가 세운 서당에 들어가 3년 동안 동양고전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동몽선습, 소학에서 대학, 논어, 맹자, 자차통감 까지, 고전들을 눈 감고 줄줄 외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후일 자서전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그때 배운 한문 글귀들의 진정한 의미는 자라면서 깨달았다." , " 그 한문이 일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내 지식 밑천의 큰 부분이 되었다. "
두 사람은 의령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는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통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는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이다.
세상에는 두 사람의 경영 비결을 다룬 연구자료들이 무수히 많다. 그 자료들은 공통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이병철은 '세심한 인재경영' ,정주영은 '불굴의 의지경영' 으로 성공했다. " (계속)
이지성<리딩으로 리드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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