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만 가르친다.

우리의 단순한 삶에는 너무도 많은 상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가족의 죽음은 남은 가족 모두에게 완전히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된다. 직장을 잃은 것은 새로운 일의 시작이 된다. 돈을 다 잃은 것은 우리의 마음을 비우고, 우리의 영혼을 굳어지게 했던 생활 방식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상실은 분명 또 다른 선택으로의 초대다.

삶은 실패한 사람들을 향해 멈추지 말라고 외친다. 그들에게는 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실패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보면 우리가 가진 문화의 속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실패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또한 인생에서 실패가 어떤 의미인지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만 가르친다. 우리는 무언가 잃는 것이 단지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또 다른 길이라고 배우지 않고 실패라고 배운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우는 모든 것은 시험이 되고, 그 결과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능력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의 정도가 결정된다. 그러나 그렇게 배우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능력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만 가르친다.

우리는 실패의 미덕을 잊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실패의 창조력을 파괴했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과 같은 자연적인 순환을 창피와 죄책감과 분노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그것이 에덴 동산의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미국의 작가 엘리 위젤은 이렇게 말했다. "죄의 용서가 아닌 것이 무엇이었나. 하느님이 아담에게 준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권리였다." 충만하고 생기 넘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에덴동산의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배움의 좋은 기술이다.

실패는 자유를 준다. 실패는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세월의 잔재를 비워 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놓치고 있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그것을 미래에 적용 할 수 있다. 이러한 회복의 힘은 청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은총이다. 겪을 수 밖에 없는 실패가 인생이 묘약이라면, 우리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두 개 있다. 실패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넘어야 하는 첫 번째 장애물은 성공에 대한 갈망이고, 두 번째 장애물은 잃어버린 자존감이다. 여기서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보자. "우리 인류의 전형인 아담과 하와가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우리가 그들을 인간으로 생각했느냐, 신으로 생각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신과 유사한 존재로 본다면, 그들은 진리를 알면서도 진리를 무시하고, 높은 곳에 올랐으면서도 그 사실을 당연하게 여겨 엄청난 실패를 한것이다, 아담과 하와는 충동정인 사기꾼이자, 인류에게 가장 황당한 존재다.

아담과 하와는 인간이다.

그러나 사실 아담과 하와는 인간이며, 천사와 같은 존재도 아니다. 그러므로 선악과를 먹은 것은 가장 인간적인 일이었다. 선악과나무 앞에서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기는 하나 결국 실패를 통해서만 자신의 행동을 깨닫는 것이 인간이 본질이라면, 그것이 에덴동산 이야기가 전하는 진정한 메세지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인류는 에덴동산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아담과 하와가 신처럼 완벽하게 행동하지 못했기에 하느님이 벌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그들은 인간이고 인간의 주변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줄줄이 다가오는 위험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하느님도 알고 계시다는 사실이다. 성공은 실패에서 살아남는 능력이다. 성공을 재정의한 다면 ' 실패가 삶에 가져다주는 황금빛 날개'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조앤 치티스터 수녀<모든일에는 때가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