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전 세계 부의 90퍼센트 이상은 세계 인구의 0.1퍼센트가 소유했다. 민주주의가 도래하기 전에 그 0.1퍼센트는 왕과 귀족이었다. 지금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과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의 부자인 왕과 귀족들은 신분제도를 만들어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의 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현대의 부자들은 교육제도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다. 과거의 부자와 현대의 부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인문고전 독서가라는 사실이다. 왕과 귀족들이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은 앞에서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여기서는 현대의 부자들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다.(중략)
J,P 모건을 비롯한 모든 미국 금융인들보다 세계 금융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단 두명으로 시작해서 세계 최대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를 창업한 찰스 메릴은 아이비리그보다 깊이 있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으로 유명한 에머스트 칼리지 출신이다.
5달러로 시작해서 1929년에 1억 달러, 오늘날의 원화가치로 약 2조 원 이상의 자산을 모아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개인 투자자라고 불리는 '제시 리버모어는 비록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이었지만 책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또 그는 인간에 대해 깊이 공부하기로 유명했는데 심리학 같은 경우 대학에서 가서 청강을 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이라는 투자순환도로 유명하며, 월스트리트를 한 손에 쥐고 흔든 유일한 유럽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대학에서 철학과 미술을 전공했다. 그의 마지막 저서로 알려지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는 주식투자서라기 보다는 차라리 철학서에 가깝다.
천재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을 비교분석하여 추출해낸 '주식 감별 도구' 로 유명하며, '천재 투자자들' 을 공동 집필한 존 리스와 잭 포핸드는 각 시대별 최고이 투자자 열 명을 뽑은 뒤, 이들이 동일한 시장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투자를 한다면 과연 누가 최고의 수익률을 올릴 것인가를 두고 5년 동안 실험했다. 1위는 총 수익률 146.3퍼센틀 기록한 벤저민 그레이엄이었다. 그는 워런 버핏의 약 열 다섯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세계 최고의 금융분석가로, 현대적 의미의 증권분석 및 가치투자 이론이 창시자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월스트리트로 들어갔는데 고작 스물다섯의 나이에 6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았다. 당시가 1910년였으니 오늘날의 원화가치가 환산한다면 10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셈이다, 그는 또 1928년 부터 1957년까지 컬럼비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투자 이론을 강의했는데 그의 강의를 성실히 들은 사람들은 월스트리트의 전설이 되었다고 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인간의 수준을 넘어선 최고의 투자자로도 유명했지만 인문고전 독서가로도 유명했다. 그는 컬럼비아 대학 재학 시절 그리스 로마 고전에 광적으로 빠져들었는데 얼마나 열광적으로 공부했던지 졸업을 하기도 전에 총장으로부터 철학 교수로 임여해줄 테니 모교에 남아서 학생들을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인문고전 독서는 평생에 걸쳐 계속되었다. 그는 문학. 철학. 역사 고전을 마치 애인처럼 곁에 두고 정독했고, 그 대부분을 원어로 읽었다. 그리고 입만 열면 인문고전을 이야기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인문고전 연구가에 가까웠다.
셸비 데이비스는 서른여덟 살이던 어느 날 공무원을 그만두고 월스트리트로 향했다. 전업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주변에서는 다들 미친 짓이라며 말렸지만 그는 자신이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데이비스는 5만 달러로 시작했다. 약 45년 뒤 그 5만 달러는 놀랍게도 1만 8000배로 불어나서 9억 달러가 되었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형적인 학자 스타일로, 주식인 펀드니 하는 것에는 관심 자체가 없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어떻게 월스트리트 최고의 투자자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일반적인 전업 투자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안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안목은 인문고전 독서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그가 아들과 손자에게 입만 열면 했다는 다음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다.
" 회계는 언제라도 독학으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반드시 전공해야 한다. 역사를 배우면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특별한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철학과 신학은 네가 투자를 하는 데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될 거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하지. 투자를 하고 나면 죽어라 기도도 해야 하고."
셸비 데이비스의 아들과 손자는 그 말을 충실하게 따랐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월스트리트의 전설이 되었다. <계속>
이지성<리딩으로 리드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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